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불현듯 생각나는 삶의 어느 지점들이 있다.
나의 경우는 대게 홀로 제주도에서 마주한 노을이라던가, 크로아티아의 펍에서 여행자들과 나눈 대화 등 아주 사소한 것부터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든 것까지
다양하다. 모두 그 양상만 다를 뿐, 내게 강렬한 감정을 선사한 삶의 어떠한
지점들이었다.
“지금은 물음을 살아가십시오.
그렇게 하면 어느 날, 해답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물음을 살아간다는 것. ‘건축 복수전공’이라는 삶의 커다란 물음 이후 마주한
아키텐은 그런 내게 조금이나마 삶의 방향성에 대한 해답이 되어 주었다.
무작정 설계 수업을 청강하고 돌아가던 버스 안, 날뛰는 심장박동을 느끼며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축’이라는 것. 일단 부딪혔지만 그 너머의 길은 보이지 않던 그때, 의외로 삶의 힌트를 던져준 것은
아키텐이었다.

‘역시 건축 동아리는 다르네’ 싶었던 오티 장소였던 문화비축기지.
갓 건축에 입문한 내게 건축학도들이 쏟아내던 심도 깊은 대화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언가를 바라고 들어온 것이 아니었기에 때로는 그 누구보다도 무심하게, 때로는 가장 뜨겁고도 진실한 내 모습을 꺼내놓을 수 있었다. 언제든 무심코 떠나갈 생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쉽사리 그러지 못했고, 결국 운영진까지 하게 된 이곳.

아키텐 총회에는 늘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한 두명이 생기곤 한다.
처음에는 그저 생경했지만 이제는 안다. 학교에서보다도 더 뜨겁게 열정과
고민을 나누던 사람들이었음을.
아키텐 너머에서 마주하게 될 물음이 무엇일지, 아키텐 자체가 해답이
되어주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물음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내 물음에 대한 해답의 윤곽을 조금이나마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건축과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할 것인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무색무취한, 그저 시간이 바래가는 나날들은
아닐 것이다. 짧은 삶 속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그로 인해 더 큰 꿈을 그려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할 뿐이다.
언제든 불현듯 떠오르는 삶의 조각들로 남아주기를.
글쓴이_오채윤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불현듯 생각나는 삶의 어느 지점들이 있다. 나의 경우는 대게 홀로 제주도에서 마주한 노을이라던가, 크로아티아의 펍에서 여행자들과 나눈 대화 등 아주 사소한 것부터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든 것까지 다양하다. 모두 그 양상만 다를 뿐, 내게 강렬한 감정을 선사한 삶의 어떠한 지점들이었다.
“지금은 물음을 살아가십시오.
그렇게 하면 어느 날, 해답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물음을 살아간다는 것. ‘건축 복수전공’이라는 삶의 커다란 물음 이후 마주한 아키텐은 그런 내게 조금이나마 삶의 방향성에 대한 해답이 되어 주었다. 무작정 설계 수업을 청강하고 돌아가던 버스 안, 날뛰는 심장박동을 느끼며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축’이라는 것. 일단 부딪혔지만 그 너머의 길은 보이지 않던 그때, 의외로 삶의 힌트를 던져준 것은 아키텐이었다.
‘역시 건축 동아리는 다르네’ 싶었던 오티 장소였던 문화비축기지. 갓 건축에 입문한 내게 건축학도들이 쏟아내던 심도 깊은 대화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무언가를 바라고 들어온 것이 아니었기에 때로는 그 누구보다도 무심하게, 때로는 가장 뜨겁고도 진실한 내 모습을 꺼내놓을 수 있었다. 언제든 무심코 떠나갈 생각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쉽사리 그러지 못했고, 결국 운영진까지 하게 된 이곳.
아키텐 총회에는 늘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한 두명이 생기곤 한다. 처음에는 그저 생경했지만 이제는 안다. 학교에서보다도 더 뜨겁게 열정과 고민을 나누던 사람들이었음을.
아키텐 너머에서 마주하게 될 물음이 무엇일지, 아키텐 자체가 해답이 되어주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의 물음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내 물음에 대한 해답의 윤곽을 조금이나마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건축과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할 것인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무색무취한, 그저 시간이 바래가는 나날들은 아닐 것이다. 짧은 삶 속에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그로 인해 더 큰 꿈을 그려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할 뿐이다.
언제든 불현듯 떠오르는 삶의 조각들로 남아주기를.
글쓴이_오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