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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6월호전통건축과 서양건축, 漢字/ alphabet



대부분의 건축학과에서는 전통 건축을 ‘한국건축사’라는 과목명으로 
교육하고 있다. 해당 과목에선 주로 구조의 변화나 특정한 장식의 유무에 
초점을 맞춰 전통건축을 설명하려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이러한 방식이 
서양 건축사의 설명 체계를 그대로 차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서양 건축은 시대별 양식과 기술의 변화가 뚜렷하기 때문에, 이러한 
설명 방식이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 건축, 특히 동양의 건축은 서양과 
확연히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어 장식과 구조등으로 공간을 읽어내려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는 내가 전통 건축을 서양 건축과는 분리하여 고유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새로운 서술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내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누군가를 기리는 형상물이 동양과 서양에서 매우 
다르게 표현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는 유교의 영향을 받아, 추모를 위한 기념물들이 글자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비석 또는 위패와 같은 것이 있으며, 이는 
고인의 이름과 공적, 사상을 기록해 남기는 방식이다.

반면, 서양은 조각을 통해 인물의 형상을 직접적으로 남겼다. 
인간의 육체와 존재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조각상은 누군가를 기리는
대표적인 형식이었고, 죽은 이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에서도 뚜렷한 
문화적 차이가 나타난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각 문화권의 문자 체계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동양은 의미를 담은 표의문자인 한자를 통해 지식을 전달하며 관계적이고 
직관적인 사고를 유도했다. 반면, 서양은 표음문자인 알파벳을 통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발전시켰다. 동서양의 사고방식의 차이가 각각 건축을 바라보고 느끼고 구성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전통 건축을 설명할 때는 서구식의 형태 중심 서술에서 벗어나, 주변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해석하는 방식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왕조별로 시대를 구분하기보다, 사상적 기반과 학문적 흐름의 
변화 속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왔는지를 설명하는 접근이 전통 건축을 
이해하는 데 더 적합한 방식일 것이다.




글쓴이_홍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