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중에 어떤 건물을 짓고 싶어서 건축을 하냐는 질문에 면접용 답변으로
‘사람을 위한 집’이라는 답을 준비해왔다. 사실 항상 집보다는 도서관이었다.
아키텐에서는 첫 시작부터 문화와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매주 다
양한 말들이 오갔다. 그리고 결국 건축은 모든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됨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은 다른 어떤 건축물 보다도 가장 문화적인 장소 중 하나다.

또 다른 문화공간인 도쿄 츠타이 서점
도서관 예찬
도서관은 새삼 신기한 공간이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요즘이지만 읽을 의지만 있다면 한 권에 만원 이만원이 넘는 책부터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절판된 책도 무한대로 읽을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없어도 신청만 해놓고 기다리면 도서관이 나 먼저 읽으라고 연락까지 해준다.
매달 신간과 베스트셀러는 언제나 발 빠르게 준비되어 있고 책을 보관해야 하는 도서관의 특성에 따라 공기는 사시사철 쾌적하다. 또 노키즈존이 만연한 세상에서 어린이 도서관은 물론이고, 어른도 신청하고 싶을 만큼 잘 짜여진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들은 언제나 신청자를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도서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구구절절 말했지만, 사실 나는 책을 잘 읽는 편이 아니고 책 편식도 심할 뿐 더러 읽다 만 책이 완독한 책보다 더 많다.
책과 20년 넘게 어색한 사이지만, 도서관은 나 같은 사람도 언제든지
받아준다. 왜인가 하면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기 위한 시설임과 동시에
책들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그곳에서 내가 무엇을 하던지 간에
그건 도서관에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람이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가 만들어지는 곳이 곧 건축이다!’ 라고 생각하는 내게 도서관은 더할 나위 없이 가장 완벽한 건축물이다.
그렇다면 어떤 도서관이 가장 좋았는가?
건축 답사지로 도서관이 적합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외부인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은 도서관은
많지 않고, 도서관의 진짜 진가는 오랜 시간 앉아서 책에 몰두하거나
내 할 일을 할 때 그 아름다움이 가장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축학도의 시선으로 바라본 좋았던 도서관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손기정문화도서관
서울 중구 손기정로 101-3 손기정공원
꼭 가보고 싶은 도서관 라인업에 항상 첫 순위를 차지하고 있던 곳이다. 정원 같은 길을 지나 주변을 구경하다 보면 도서관에 도착하게 된다. 안에서는 벽이 아닌 거대한 책장들이 공간을 분리하고 문 역할을 겸하고 있어 책장을 따라 걷기만 하면 도서관 한 바퀴가 금방이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도서관
서울 중구 칠패로 5
도서관 자체는 매우 작지만 위, 아래, 옆으로 수만개는 될 붉은 벽돌들이
쌓여있음을 생각하며 앉아있다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박물관을 다 돌고 와서 꼭 들러 앉았다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남사도서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한숲로 61
컬러강판과 벽돌의 조합이 창 밖으로 펼쳐진 수공간과 어우러져서
멋진 경관을 만들어낸다. 정문 바로 앞의 육교로 올라가면 거대한
박공 지붕과 도서관 주변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경상북도 경주시 일정로 186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며 내부에는 대들보, 서까래 등을 재해석해
리모델링한 박물관 안 서고다. 들어오자마자 마주하는 신라의 석등과,
창문 밖의 대나무 숲은 내가 지금 21세기인지, 신라시대인지 헷갈리게
할만큼 고풍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 시리즈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제자리 걸음 중인 것 같다면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감각 있는 곳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싶다면 아트 라이브러리를(공부 그만하고 싶을 땐 옆의 뮤직 라이브러리로 도망가면 된다), 배도 든든히 채우고 기존과는 다른 감각을 느끼며 과제를 하고 싶다면 쿠킹 라이브러리를 추천한다.

번외 : 이라선
도서관은 아니고 사진집이 책장 가득 채워진 서점이다.
거의 모든 책들의 샘플을 볼 수 있고 창 밖으로 펼쳐진 기와를
배경으로 넓은 소파에 앉아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렇지만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이라는 점을 잊지 말 것…)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사실 최고의 도서관은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나와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다. 이 글을 읽고 도서관에 가고 싶어졌다면,
이어폰 챙기고 작업 노트만 손에 들고 일단 출발해보자!
글쓴이_문해정
나중에 어떤 건물을 짓고 싶어서 건축을 하냐는 질문에 면접용 답변으로 ‘사람을 위한 집’이라는 답을 준비해왔다. 사실 항상 집보다는 도서관이었다.
아키텐에서는 첫 시작부터 문화와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매주 다 양한 말들이 오갔다. 그리고 결국 건축은 모든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됨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도서관은 다른 어떤 건축물 보다도 가장 문화적인 장소 중 하나다.
또 다른 문화공간인 도쿄 츠타이 서점
도서관 예찬
도서관은 새삼 신기한 공간이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요즘이지만 읽을 의지만 있다면 한 권에 만원 이만원이 넘는 책부터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절판된 책도 무한대로 읽을 수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없어도 신청만 해놓고 기다리면 도서관이 나 먼저 읽으라고 연락까지 해준다.
매달 신간과 베스트셀러는 언제나 발 빠르게 준비되어 있고 책을 보관해야 하는 도서관의 특성에 따라 공기는 사시사철 쾌적하다. 또 노키즈존이 만연한 세상에서 어린이 도서관은 물론이고, 어른도 신청하고 싶을 만큼 잘 짜여진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들은 언제나 신청자를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도서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구구절절 말했지만, 사실 나는 책을 잘 읽는 편이 아니고 책 편식도 심할 뿐 더러 읽다 만 책이 완독한 책보다 더 많다.
책과 20년 넘게 어색한 사이지만, 도서관은 나 같은 사람도 언제든지 받아준다. 왜인가 하면 도서관은 책을 보관하기 위한 시설임과 동시에 책들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그곳에서 내가 무엇을 하던지 간에 그건 도서관에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람이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가 만들어지는 곳이 곧 건축이다!’ 라고 생각하는 내게 도서관은 더할 나위 없이 가장 완벽한 건축물이다.
그렇다면 어떤 도서관이 가장 좋았는가?
건축 답사지로 도서관이 적합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외부인들에게도 접근성이 좋은 도서관은 많지 않고, 도서관의 진짜 진가는 오랜 시간 앉아서 책에 몰두하거나 내 할 일을 할 때 그 아름다움이 가장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축학도의 시선으로 바라본 좋았던 도서관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손기정문화도서관
서울 중구 손기정로 101-3 손기정공원
꼭 가보고 싶은 도서관 라인업에 항상 첫 순위를 차지하고 있던 곳이다. 정원 같은 길을 지나 주변을 구경하다 보면 도서관에 도착하게 된다. 안에서는 벽이 아닌 거대한 책장들이 공간을 분리하고 문 역할을 겸하고 있어 책장을 따라 걷기만 하면 도서관 한 바퀴가 금방이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도서관
서울 중구 칠패로 5
도서관 자체는 매우 작지만 위, 아래, 옆으로 수만개는 될 붉은 벽돌들이 쌓여있음을 생각하며 앉아있다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박물관을 다 돌고 와서 꼭 들러 앉았다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남사도서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한숲로 61
컬러강판과 벽돌의 조합이 창 밖으로 펼쳐진 수공간과 어우러져서 멋진 경관을 만들어낸다. 정문 바로 앞의 육교로 올라가면 거대한 박공 지붕과 도서관 주변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신라천년서고
경상북도 경주시 일정로 186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며 내부에는 대들보, 서까래 등을 재해석해 리모델링한 박물관 안 서고다. 들어오자마자 마주하는 신라의 석등과, 창문 밖의 대나무 숲은 내가 지금 21세기인지, 신라시대인지 헷갈리게 할만큼 고풍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 시리즈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제자리 걸음 중인 것 같다면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감각 있는 곳에서 조용히 공부하고 싶다면 아트 라이브러리를(공부 그만하고 싶을 땐 옆의 뮤직 라이브러리로 도망가면 된다), 배도 든든히 채우고 기존과는 다른 감각을 느끼며 과제를 하고 싶다면 쿠킹 라이브러리를 추천한다.
번외 : 이라선
도서관은 아니고 사진집이 책장 가득 채워진 서점이다. 거의 모든 책들의 샘플을 볼 수 있고 창 밖으로 펼쳐진 기와를 배경으로 넓은 소파에 앉아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렇지만 도서관이 아니라 서점이라는 점을 잊지 말 것…)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사실 최고의 도서관은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나와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다. 이 글을 읽고 도서관에 가고 싶어졌다면, 이어폰 챙기고 작업 노트만 손에 들고 일단 출발해보자!
글쓴이_문해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