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각을 맹신하지 마세요.

시각에 매몰되는 순간, 나머지 감각은 

마치 시력검사표의 글자들이 흐려지듯 희미해집니다.


이제, 보이는 것에만 의지하지 않고, 

열린 감각으로 건축을 느껴보세요.


아키텐 31기 프로젝트 전시 

<SHIFT + 1: 다음 감각을 느끼시오>에 대하여

15주년을 맞은 건축연합동아리 아키텐의 전시 <SHIFT + 1>은 이 시대 건축에서 새로운 감각을 포착하는 실험의 장이다.


<SHIFT + 1>에서는 현시대에 필수적인 감각을 선보이는 다섯 팀을 소개하며, 시각에 매몰되어 가는 시대적 경향을 거부한다. 다섯 팀은 각각의 감각으로, 시대의 새로운 근원적 건축-像을 탐구하고, 기존 건축이 선보여왔던 시각적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예술가로서 시대와 대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시는 다섯 팀의 실험을 통하여, 건축의 감각적 축을 새롭게 긋고자 한다. 이 새로운 지평을 탐구하는 과정은, 아키텐이 지속해 온 동시대 건축 탐구를 전시장이라는 건축적 실험 공간을 통하여 현실에 제안하는 시도다.


아키텐은 감각을 통한 건축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건축 담론에 제시한다. 동시대 건축학도가 진실로 지닌 감각적인 아이디어 그 자체, 피어나는 건축의 개념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들은 건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감각적 사고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는 건물로 고정되어 딱딱해지기 이전의 말랑말랑한 아이디어, 학교 스튜디오 수업에서 상실되어 가는 감각적 발상의 부활이다. 건물은 세상에 살아 숨 쉬며 실존하고, 나와 더불어 존재한다. 건축은 인간의 행동을 암시하고, 궁극적으로 감각을 확장시키는 매개체인 것이다. 인간은 의식적 관측에 앞서 공간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특징들을 감각으로 느낀다. 이 감각적 반응은 암시된 행동의 결과로서, 건축적 경험과 분리될 수 없는 요소이다. 결국 건축적 경험을 구성하는 것은 감각적인 행동인 것이고, 그 물리적 긴장감이 건축이라는 예술을 완성시킨다.


감각이라는 주관적인 느낌은 전시장의 변화무쌍한 상황으로 암시된다. 관람객은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무언가를 통하여, 새로운 사고의 씨앗을 받는다. 이는 자신만의 감각을 통해 건축적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이 건축에 반응하는 감각-가능성을 발견하는 본인만의 여정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전시는, 감각의 확장을 체화된 경험으로 아로새긴다. 


<SHIFT + 1>에서 궁극적으로 선보이는 것은 새로운 건축적 사고방식이 자리 잡는 과정이다.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서 감각에 대한 암시적인 합의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전시장에 창출한다. 건축-감각적 사고의 발현과 탐구를 목적으로 한 작품들은 세상과의 새로운 감각적 소통을 제안한다. 관람객이 건축이라는 ‘개념’, 건축이라는 ‘경험’을 향유하며 감각과 건축적 인식이 공명하는 순간, 마침내 형성되는 건축적 경험의 개념은 최종적인 실험적 전시의 결과가 될 것이다.


<SHIFT + 1: 다음 감각을 느끼시오> 전시 구성 맵

*주제별로 구역이 나눠져 있습니다! 현 위치를 확인하며 특정 감각에 집중해보세요.


INTRO- 시각을 종료합니다

최현수 류수아 배민경 이현진 이지윤 채정한 최하연 김평화 정호준 최윤제


[0] 시각검사표

진컬러 아크릴에 레이저 각인, MDF

400mm X 800mm


당신은 자기 자신의 시각을 신뢰하는가? 

인간이 두 눈에 매몰되는 순간, 신체의  다른 감각은 마치 시력검사표의 글자들이 흐려지듯 희미해진다. 이제, 보이는 것에만  의지하지 않고, 열린 감각으로 건축을 느낄 수 있다. [0]에서는 <시각검사표>를 통하여 시각 중심의 건축적 인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건축과 공간을 시각적으로도 인식하지만, 시각은 다만 건축을 이해하는  오감 중 하나의 감각일 뿐이다. 건축은 단순히 보이는 형태 -시각적 감각-를 넘어  촉각, 청각, 후각, 미각으로 체화되는 경험을 통하여 완성된다.모든 감각을 동원한 입체적인 해석은 건축을 보다 풍부하게 느끼고 해석할 수 있도록 만든다. <시각검사표>는 인간이 건축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다. 일반적인 시력 검사 도구를 재해석하여, 건축과 공간을 단순한 시각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려는 현대인의 관점을 나타낸다. 이를 입체적으로 해석하여 건축이  지니는 잠재적 감각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검사표의 글자 크기와 배열은 도시의  평면적 구성 및 입체적 볼륨으로 재탄생한다.


[1] 시각을 종료합니다

단채널 비디오, 흑백, 2분. 모니터 재생


<시각을 종료합니다>에서는 여러 정보를 인지하는 과정 끝에 흰 화면으로의 전환을 통하여, 정보의 시각적 수용을 멈추어야 한다는 은유적 표현을 담았다. 인간의 감각들을 일깨우는 경험의 시작을 알린다. ‘정보들의 나열’을 통하여 관람객이 단순한 시각적-인식의 한계를 체험하도록  구성했다. 작품에서는 세상을 시각적으로만 인지하면 놓치는 것들이 반드시 있음을 강조하고, 정보가 축적될수록 점진적으로 사라지는 형식을 취한다. ‘밝고 흰 화면’을 통하여 시각적 경험의 종료를 전달하며, 감각의 전환점을 제시한다. 관람객에게 시각의 종료를 암시하고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일깨우는 새로운 감각으로 건축 및 공간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열린 감각으로 건축을 느낄 준비를 마친 관람객은, 기존의 시각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경험을 출발한다. 자신의 여러 감각을 일깨우며, 시각을 종료하고 감각을  시작해 보길 희망한다.



주제별 작품 설명